교육이 끝난 후에도 AI 도구는 증식한다
지난 글은 이렇게 끝났습니다. "본세션이 끝나고 Run Package 하나가 참여자의 손에 들어오는 순간, 그 도구는 아직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여기서부터가 진짜 이야기의 시작입니다. Run Package 한 개가 참여자의 컴퓨터에만 머물러 있다면, 지금까지 살펴본 세 조건이 아무리 잘 채워졌어도 결과는 1편에서 확인한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만든 사람 한 명만 쓰다가, 그 사람이 자리를 옮기는 순간 조용히 사라집니다.
차이는 그 다음 한 걸음에서 생깁니다. Run Package가 참여자의 컴퓨터를 떠나 사내 공유 폴더에 올라가는 순간부터, 도구는 만든 사람 개인의 것이 아니라 조직의 것이 되기 시작합니다. 이 글에서는 그 다음에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왜 "조직 자산"으로 남을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Run Package 안에는 무엇이 들어있는가
Run Package라는 이름 때문에 이걸 실행 파일 하나로 떠올리기 쉽습니다. 아이콘을 더블클릭하면 켜지는 프로그램 한 개. 하지만 실제로는 폴더 하나입니다. 그 폴더 안에는 도구를 실행하는 코드, 필요한 프로그램을 자동으로 설치해주는 스크립트, 그리고 이 도구가 어떤 순서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담은 설계 기록이 함께 들어있습니다.
이 마지막 부분이 핵심입니다. 5편에서 살펴봤듯, 파운드리는 도구를 만드는 다섯 단계를 거치면서 그 과정을 진행 기록으로 남깁니다. 이 기록 덕분에, 세션이 중간에 끊겨도 정확히 멈춘 지점부터 다시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기록은 만드는 과정에서만 쓰이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완성된 Run Package 폴더 안에 그대로 남습니다. 즉 폴더를 통째로 옮기면, 완성된 도구만 옮겨지는 게 아니라 "이 도구가 왜 이렇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기록까지 함께 옮겨지는 것입니다.
동료의 손에서 시작되는 다음 단계
이 폴더가 사내 공유 폴더에 올라가는 순간부터, 다른 일이 시작됩니다. 동료 한 명이 이 폴더를 그대로 가져갑니다. 그리고 이 폴더 전체를 한 번에 읽어낼 수 있는 AI 도구에 통째로 넘깁니다. 여기서 "한 번에"가 중요합니다. 파일 하나씩 복사해서 물어보는 방식이 아니라, 폴더 안의 코드와 설계 기록을 AI가 한꺼번에 파악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면 이 동료는 원본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원본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가 이미 폴더 안에 기록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AI는 그 맥락 위에서 "이 부분만 우리 팀 상황에 맞게 바꿔줘"라는 요청을 곧바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도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검증된 원본 위에서 자신의 버전으로 바꿔 쓰는 것에 가깝습니다.
이렇게 원본 하나에서 동료 각자의 상황에 맞는 버전이 갈라져 나옵니다. 한 사람이 만든 도구 하나가, 그걸 필요로 하는 사람 수만큼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회차가 거듭될수록 쌓이는 것
이런 일이 한 번의 핸즈온에서만 일어난다면 특별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런데 이 구조는 핸즈온 한 회차가 끝날 때마다 반복됩니다. 이번 달 핸즈온에서 나온 Run Package들이 공유 폴더에 쌓이고, 다음 달 핸즈온에서 나온 것들이 그 옆에 또 쌓입니다.
여기서 조직 자산이라는 말의 실체가 드러납니다. 이 폴더는 한 번 잘 만든 도구 하나가 자랑스럽게 놓여있는 자리가 아닙니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계속 늘어나는 라이브러리입니다. 그리고 이 라이브러리에 쌓이는 것들은 서로 무관하지 않습니다. 앞서 살펴봤듯 동료가 원본을 가져가 자신의 버전으로 파생시키는 일이 반복되면서, 하나의 도구가 다시 여러 개로 갈라지고, 그 갈라진 것들이 또 다른 팀의 원본이 됩니다.
새로 입사한 팀원이 있다면, 이 폴더 안에서 자기 업무와 비슷한 도구를 찾아 그 위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매번 처음부터 만들 필요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핸즈온이 한 번 끝날 때마다 사라지는 결과물이 아니라, 다음 핸즈온의 출발점이 되는 자산이 계속 쌓이는 구조. 이게 반복될수록 조직이 가진 도구의 총량은 사람 수를 곱한 만큼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빠르게 늘어납니다.
이 시리즈가 답하려던 질문
1편은 이런 질문으로 시작했습니다. 어렵게 시간을 들여 만든 use-case가, 교육이 끝난 뒤에도 여전히 조직 안에서 쓰이고 있는가. 지금까지 살펴본 흐름은 결국 이 질문에 답하는 과정이었습니다.
3편에서 확인했듯, 문제의 출발점은 형식지화였습니다. 베테랑 담당자의 머릿속에만 있던 판단 기준, "이건 이렇게 처리하고 저건 저렇게 예외 처리한다"는 감각은 원래 그 사람이 자리를 옮기거나 퇴사하면 함께 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그 판단 기준을 도구 안에 명문화하는 것이 형식지화였고, 그렇게 만들어진 도구가 지금까지 살펴본 과정을 거쳐 Run Package로 남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형식지화된 판단 기준이 이제 사람에게 묶여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 폴더는 만든 사람이 팀을 옮기거나 퇴사해도 공유 폴더에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동료가 그걸 가져가 파생시키고, 다음 회차 핸즈온에서 또 다른 원본이 되는 동안, 원래 그 판단 기준을 갖고 있던 사람이 조직에 남아있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떠나도 판단 기준은 남습니다.
그러니 1편의 질문에 이제는 이렇게 답할 수 있습니다. use-case가 지금도 쓰이고 있는지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지는 시점은, 만든 사람의 기억력이나 애착에 기대는 걸 그만두는 순간부터입니다. 그 순간부터 도구는 개인의 결과물이 아니라 조직이 계속 늘려가는 자산이 됩니다.
남는 질문 하나
지금까지 살펴본 구조가 조직 안에서 실제로 작동하려면, 그 구조를 받아줄 환경이 이미 마련되어 있어야 합니다. Run Package라는 폴더를 동료가 가져가 자신의 버전으로 파생시키려면, 그 폴더 전체를 한 번에 읽어낼 수 있는 AI 도구가 사내에 있어야 합니다. 이게 갖춰져 있는지, 혹은 어느 정도 갖춰야 하는지는 조직마다 다릅니다.
우리 조직이 이런 구조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면, 포텐스닷이 사전 점검을 통해 함께 확인해드릴 수 있습니다. 형식지화부터 시작해 세 조건을 채우고, 그 결과가 조직 안에서 계속 증식하는 자산으로 남는 것까지. 이 시리즈에서 살펴본 전체 흐름이 우리 조직에서도 가능한지, 지금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