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AI 활용을 부서 자산으로 만드는 법
생성형 AI 교육을 진행한 기업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교육 직후에는 "업무에 바로 적용해봐야겠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실제로 개인별 AI 활용 사례도 하나둘 생겨납니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면 어떨까요? 일부 직원은 꾸준히 활용하지만, 그 노하우는 개인에게만 머물러 있습니다. 옆자리 동료는 여전히 "나는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많은 기업이 이 지점에서 고민합니다. 개인별 AI 활용 사례는 분명히 늘었는데, 이것이 조직 차원의 성과로 연결되지 않는 것입니다. 교육 성과를 경영진에게 보고하려 해도, "몇 명이 쓰고 있다" 정도 외에는 명확한 숫자를 제시하기 어렵습니다.
이 글에서는 개인 단위 AI 활용(Use-case)을 부서 전체가 함께 쓸 수 있는 자산으로 전환하는 방법을 함께 살펴보려고 합니다. AI 교육의 다음 단계를 고민하는 HRD 담당자분들께 실질적인 방향을 제시해 드리겠습니다.
1. 왜 개인 Use-case에서 멈추는가?
생성형 AI 교육을 진행한 기업들의 현재 상황을 단계별로 살펴보면, 흥미로운 패턴이 보입니다.
- 1단계 (개인 성과 창출): 교육 후 개인별로 AI 활용 Use-case를 만들어 사용
- 2단계 (부서/공유 Use-case): 개인 Use-case를 표준화하여 부서나 동일 직무자가 함께 사용
- 3단계 (조직 성과 전환): 표준화된 Use-case를 연결하여 조직 단위 워크플로우로 확장
많은 기업이 1단계까지는 도달합니다. 그러나 2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바로 3단계를 시도하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1단계와 3단계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 즉 2단계가 빠져 있는 것입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요?
처음부터 부서 단위 Use-case를 만들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는 마치 요리를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 "나만의 라면 레시피를 만들어보라"고 하는 대신, 처음부터 "전국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동일한 맛을 낼 수 있는 표준 레시피와 공정 시스템을 설계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처음부터 부서/공유용으로 시작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 관점 | 처음부터 부서/공유용 | 개인 → 부서/공유 순서 |
|---|---|---|
| 학습 곡선 | 가파름 (변수화, 설정 외부화 동시 학습) | 완만함 (단계별 성공 경험) |
| 동기 부여 | "왜 이렇게 복잡하게?" 저항 발생 | "내 것이 작동한다!"는 성취감 먼저 |
| 변화 수용성 | 규칙을 강제당하는 느낌 | 필요성을 체감한 후 수용 |
| 실패 리스크 | 처음부터 복잡해서 포기율 상승 | 일단 성공하면 개선 의지 상승 |
결국, 개인 Use-case에서 멈추는 이유는 2단계를 건너뛰고 3단계로 가려 하거나, 처음부터 2단계를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성공 경험 없이 표준화를 강요하면, 학습자의 저항만 커질 뿐입니다.
2. 개인 → 부서 전환이 어려운 진짜 이유
개인이 만든 Use-case를 부서 전체가 사용하도록 전환하는 것은 단순히 "파일을 공유하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나만 아는 암묵지를 누구나 실행 가능한 형식지로 바꾸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허들은 세 가지 층위로 나눌 수 있습니다.
Level 1. 기술적 허들
개인이 만든 Use-case는 대부분 "내 환경에서만 작동"합니다.
| 허들 | 상세 설명 |
|---|---|
| 경로 하드코딩 | 같은 절대경로 사용 |
| 환경 미일치 | Python 버전, 라이브러리 버전 차이로 실행 불가 |
| API 키 노출 | 코드에 직접 작성된 개인 키 |
| 의존성 누락 | 설치 안내 없이 import 에러 발생 |
본인 PC에서는 잘 돌아가던 코드가, 동료에게 전달하는 순간 작동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Level 2. 사용성 허들
기술적 문제를 해결해도, 사용성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 허들 | 상세 설명 |
|---|---|
| 실행 방법 모름 | .py 파일을 더블클릭해도 안 됨 |
| 설정 변경 어려움 | 코드 수정 없이 옵션 변경 불가 |
| 오류 대응 불가 | 에러 발생 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름 |
| 문서 부재 | 무엇을 하는 도구인지 설명 없음 |
만든 사람만 사용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은 사용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Level 3. 조직적 허들
개인과 사용성 문제를 넘어서도, 조직 차원의 장벽이 있습니다.
| 허들 | 상세 설명 |
|---|---|
| 보안 정책 | 외부 API 사용, 코드 실행 제한 |
| 표준화 부재 | 각자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 통합 어려움 |
| 유지보수 주체 | 만든 사람 퇴사 시 관리 불가 |
| 버전 관리 | 어떤 버전이 최신인지 혼란 |
이 세 가지 허들을 넘지 못하면, 개인 Use-case는 영원히 개인에게만 머물게 됩니다.
3. 성공적인 전환을 위한 접근법
그렇다면 개인 Use-case를 부서 자산으로 전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핵심은 순서와 원칙에 있습니다.
핵심 원칙: "충분히 못생긴 MVP가 아름다운 PPT보다 낫다"
AI를 처음 접하는 직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AI로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자기 효능감입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시스템을 요구하면 시작조차 하지 못합니다. 경로가 하드코딩되어 있어도 괜찮고, API 키가 노출되어 있어도 일단 넘어갑니다. 중요한 것은 "내 문제를 내가 해결했다"는 성공 경험입니다.
단계별 접근법
1단계: 개인 Use-case로 성공 경험 확보
먼저 개인이 자신의 업무에서 AI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쌓게 합니다. 이 단계에서는 코드의 품질이나 표준화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 "일단 작동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2단계: 자발적 공유 니즈 발생
개인 Use-case가 효과를 보이면, 자연스럽게 "이거 팀원들도 쓰게 하고 싶은데..."라는 니즈가 발생합니다. 이 시점이 중요합니다. 위에서 강제로 표준화를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만든 사람 스스로가 공유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입니다.
3단계: 표준화 교육으로 수용성 확보
자발적 니즈가 발생한 시점에 표준화 방법을 교육합니다. 이미 성공 경험이 있고, 공유하고 싶은 동기가 있기 때문에 학습 수용성이 높아집니다.
| 개인 Use-case | 부서/공유 Use-case |
|---|---|
| 로컬 절대경로 사용 | 상대경로 또는 환경변수 기반 |
| 코드에 API 키 직접 작성 | 설정 파일(.env) 또는 시크릿 관리 |
| 내 PC, 내 Python 버전 | 표준화된 환경 (가상환경, Docker 등) |
| 없음 또는 최소 문서화 | 사용 매뉴얼, README 필수 |
| CLI 또는 스크립트 직접 실행 | GUI, 웹UI, 원클릭 실행기 |
A기업 사례
최근 A기업에서 "부서 단위 Agent 개발"을 위한 교육을 문의해 왔습니다. 확인해 보니, 이 기업은 이미 개인 단위 AI 교육을 진행하여 다수의 Use-case가 만들어진 상태였습니다. 반응이 좋았던 개인 Use-case를 부서 단위로 확대하여 다른 팀원들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싶다는 요청이었습니다.
이 기업에 제안한 방향은 명확했습니다. 처음부터 부서 단위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검증된 개인 Use-case를 선별하여 표준화하는 것입니다. 개인의 성공 경험이 이미 확보되어 있기 때문에, 2단계(표준화)로의 전환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생성형 AI 교육 이후, 많은 기업이 "개인은 잘 쓰는데 조직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 살펴본 것처럼, 그 원인은 개인 Use-case와 조직 시스템 사이를 연결하는 중간 단계, 즉 '부서/공유 Use-case'가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핵심은 순서입니다. 처음부터 완벽한 시스템을 요구하면 시작조차 어렵습니다. 개인이 먼저 성공 경험을 쌓고, 그 과정에서 "이걸 팀원들과 나누고 싶다"는 자발적 니즈가 생길 때, 비로소 표준화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집니다.
HRD 담당자의 역할은 이 전환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개인 Use-case가 부서 자산으로 축적되도록 경로를 만들어주고, 기술적·사용성·조직적 허들을 넘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이것이 AI 교육의 성과를 조직 성과로 연결하는 핵심 브릿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