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유즈케이스에 대한 인식 변화: 2025년 AX 현장에서 본 것
2025년 한 해 동안 기업의 AX 파트너로서 다양한 조직의 생성형 AI 교육 현장을 지켜봤습니다. 그 과정에서 흥미로운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AI 도입 초기에는 '에이전트'나 '자율형 AI' 같은 화려한 기술을 기대했지만, 실제로 성과를 만들어낸 건 현재 환경에서 가능한 실용적인 자동화 과제였습니다.
처음에는 의아한 반응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교육이 진행되고, 직접 업무에 적용해 보면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현재의 제약 조건 안에서도 AI를 활용해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한 것입니다.
2025년은 기업들이 AI에 대한 기대를 현실로 조정하는 법을 배운 해였습니다. 그렇다면 2026년은 어떤 해가 되어야 할까요? 이 글에서는 한 기업의 변화 여정을 통해 AI 활용에 대한 관점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살펴보고, 내년 AI 교육을 준비하는 HRD 담당자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AI에 대한 기대의 변화 – "에이전트"에서 "실용적 자동화"로
먼저, 기업들이 처음 AI 교육을 기획할 때 어떤 기대를 갖는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기대하는 것은 '에이전트'입니다. 사용자의 명령 하나로 복잡한 업무를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AI, 여러 시스템을 넘나들며 의사결정까지 내려주는 고도화된 기술. 특히 리더들이 이런 기대를 많이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핸즈온 세션에서 "엑셀 자동화"나 "반복 업무 처리"를 다루면, 초반에는 의아한 반응이 나오기도 합니다. "자동화가 AI 적용 사례가 맞나요?" 에이전트나 챗봇 같은 것을 기대했는데, 자동화라니. 어딘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느낌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USE-CASE가 계속해서 나오고, 교육을 거듭하며 AI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구성원과 리더들의 인식이 변화합니다. 참여자들이 직접 자동화 과제를 만들어보고, 실제로 자신의 업무에 적용했을 때 생각보다 큰 임팩트를 경험하게 됩니다. 매일 30분씩 걸리던 작업이 몇 초 만에 끝나는 것을 보면서, 현재 환경의 제약 안에서도 AI를 통해 할 수 있는 것의 의미를 체감하게 됩니다.
A사의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핸즈온 초기에는 에이전트 수준의 과제를 기대했지만, 교육이 진행되면서 관점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후반에는 오히려 현업 담당자가 "에이전트 챗봇은 현재 환경에서 구현이 어려우니, 파이썬을 결합한 자동화 과제로 방향을 잡는 게 좋겠다"고 직접 제안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화려함보다 실용성을, 이상보다 현실을 선택한 것입니다.
이런 변화는 임원진에게도 나타났습니다. 처음 자동화 과제 결과물을 보고 "이게 뭐야?"라는 반응을 보이던 임원들이, 실제 업무 효과를 확인한 후에는 전사 교육 확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눈에 보이는 성과가 설득력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자동화 과제가 만들어지는 것의 진짜 의미
그렇다면 자동화 과제가 만들어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단순히 업무 시간이 줄어드는 것 이상의 변화가 있습니다.
첫째, 실무자의 생산성이 직접적으로 높아집니다. 반복적인 작업에 쓰던 시간을 더 가치 있는 업무에 투입할 수 있게 됩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성과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변화가 있습니다. 둘째, 실무자가 스스로 자신의 업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업무상의 문제를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해결하려면 반드시 개발자가 필요했습니다. 아이디어가 있어도 구현할 수 없었고, 요청을 하더라도 개발 리소스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AI의 도움으로 개발자 없이도 실무자가 직접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습니다.
이것이 왜 중요할까요? AI로 직접 문제를 해결해 본 경험을 가진 사람이 조직 내에 축적되어야, 비로소 조직 차원의 AI 활용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개별 자동화 과제 하나하나는 작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AI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경험"을 가진 인재가 늘어나는 것, 이것이 조직과 비즈니스에서 AI를 활용한 임팩트를 만들어내기 위한 필수 기반입니다.
2026년, 다음 단계를 위한 고민
그렇다면 2026년에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먼저, 개별 자동화 과제의 수평적 확대는 여전히 필요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AI로 문제를 해결해 본 경험을 가진 사람이 조직 내에 충분히 축적되어야 합니다. 아직 이런 경험을 가진 구성원이 소수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직접 AI를 활용해 자신의 업무 문제를 해결해 보는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동시에, 이제는 다른 고민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개별 실무자의 자동화 과제를 넘어서, 조직 또는 비즈니스 차원의 임팩트로 연결되는 과제에 대한 탐색이 필요합니다. 개인의 생산성 향상에서 멈추지 않고, 팀 단위의 워크플로우 개선이나 비즈니스 프로세스 혁신으로 확장하는 것입니다.
A사의 사례에서 가능성을 봤습니다. 이 기업은 CEO를 포함한 임원진이 핸즈온 세션에 직접 참관하고, 발표회에도 빠짐없이 참석할 정도로 AI 전환에 강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참여자들도 어떻게든 자신의 업무 문제를 풀어보려는 의지가 강했습니다. 비록 사내 보안 정책으로 인해 Microsoft Copilot 외의 도구를 사용할 수 없는 제약이 있었지만, 그 안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냈습니다.
긍정적으로 보면, A사의 구성원들은 2025년 한 해 동안 모래주머니를 차고 훈련한 셈입니다. 제약된 환경에서 역량을 축적한 것이죠. 만약 2026년에 인프라 제약이 해소되어 더 다양한 도구와 API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이들은 빠르게 도약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2025년은 많은 기업들이 생성형 AI에 대한 기대를 현실로 조정하는 법을 배운 해였습니다. 에이전트 같은 화려한 기술을 기대했지만, 실제 성과는 현재 환경에서 가능한 실용적 자동화에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AI의 도움으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성원들이 조직 내에 축적되기 시작했습니다.
2026년은 그 기반 위에서 임팩트를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내년 AI 교육을 처음 기획하는 HRD 담당자라면, 화려한 기술보다 현실적인 성과에서 시작하시길 권합니다. 선배 기업들이 거친 학습 경로를 참고하여, 기대 수준을 조정하고 실용적인 과제부터 출발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이미 교육을 진행해 온 담당자라면, 개별 자동화 과제의 수평적 확대와 함께 조직 및 비즈니스 임팩트로 연결되는 과제에 대한 고민을 병행해 보시기 바랍니다. AI로 문제를 해결해 본 경험을 가진 구성원들이 충분히 축적되었다면, 이제는 그 역량을 조직 차원의 성과로 연결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