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교육은 "사용법"이 아닌 "문제"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최근 많은 기업에서 생성형 AI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ChatGPT, Claude와 같은 도구들이 주목받으면서, 각 부서에서는 "우리도 AI 교육을 해야 한다"는 요청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육이 "프롬프트 작성법", "도구 사용 매뉴얼" 같은 기능 중심으로 구성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교육을 마친 직원들을 살펴보면 어떤 결과를 보이고 있을까요? 도구는 잘 다루지만 실제 업무에서는 거의 활용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해결하고 싶은 구체적인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아무리 좋은 도구를 배워도 실무에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생성형 AI 교육이 진정한 성과를 창출하려면, 사용법이 아닌 '문제'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없으면 아무리 좋은 도구도 무의미하다
생성형 AI 교육에서 가장 큰 문제는 '도구 중심 사고'입니다. 많은 HRD 담당자들이 "ChatGPT 사용법을 가르치면 직원들이 업무에 활용할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실제로 도구 사용법만 배운 직원들을 관찰해보면 몇 가지 패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교육 직후에는 호기심으로 몇 번 사용해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활용도가 급격히 떨어집니다. 왜냐하면 이들에게는 생성형 AI로 해결하고 싶은 구체적인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마케팅팀 직원에게 "좋은 프롬프트 작성법"을 가르쳤다고 가정해봅시다. 하지만 그 직원이 일상 업무에서 겪는 구체적인 어려움—브랜드 메시지 일관성 유지, 타겟 고객별 콘텐츠 차별화, 캠페인 아이디어 발굴—을 모른다면 어떨까요? 아무리 훌륭한 프롬프트 기술을 배워도 실무에 적용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는 마치 망치 사용법을 완벽하게 배운 사람에게 "이제 뭔가 만들어보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만들고 싶은 것이 명확하지 않다면, 망치는 그저 도구함에 있는 하나의 물건일 뿐입니다.
문제 중심 접근법이란 무엇인가?
문제 중심 접근법은 도구 학습보다 문제 해결을 우선시하는 교육 방법론입니다. 이 방법론의 핵심은 '역순 설계'에 있습니다. 먼저 직원들이 실제 업무에서 겪는 구체적인 문제를 파악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생성형 AI 활용법을 학습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영업팀의 경우 "고객 맞춤형 제안서 작성 시간 단축"이라는 명확한 문제가 있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생성형 AI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제안서 작성에 도움이 되는 프롬프트"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 회사 제품 특성과 고객 정보를 바탕으로 한 맞춤형 제안서를 15분 내에 완성하는 방법"을 학습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접근법의 장점은 명확합니다. 학습자는 교육 내용이 자신의 업무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고, 이는 높은 학습 동기와 지속적인 활용으로 이어집니다. 또한 교육 효과를 측정할 때도 "도구 사용 능숙도"가 아닌 "문제 해결 성과"로 평가할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문제 중심 교육 설계 실무 가이드
문제 중심 생성형 AI 교육을 설계할 때는 다음과 같은 단계별 접근이 필요합니다.
첫째, 부서별 핵심 업무 문제 파악
각 부서의 실무진과 면담을 통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업무상의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 "창의성이 필요한 업무", "반복적이지만 정확성이 요구되는 작업" 등으로 구분하여 접근하는 것입니다.
둘째, 문제와 AI 도구 매칭 프레임워크 구축
파악된 문제들을 생성형 AI가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영역과 연결해야 합니다. 텍스트 생성, 아이디어 발굴, 데이터 분석, 코드 작성 등 생성형 AI의 강점 영역을 문제 유형과 매칭시키는 체계적인 프레임워크가 필요합니다.
셋째, 실습 중심 커리큘럼 구성
이론적 설명보다는 실제 업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실습 위주의 커리큘럼을 구성해야 합니다. 학습자들이 자신의 실제 업무 데이터와 상황을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해보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포텐스닷의 문제 중심 생성형 AI 교육 사례
포텐스닷에서는 이러한 문제 중심 접근법을 체계화한 '실습형 과제 개발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은 4단계로 구성됩니다.
1단계: 과업 선정
서면조사나 인터뷰를 통해 각 직군별 워크플로우를 바탕으로 생산성 개선지점을 도출합니다. 단순히 "AI를 써보자"가 아니라, 실제 업무 과정에서 병목 지점이나 개선 가능 지점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2단계: 워크플로우 분석 및 생성형 개선지점 도출
파악된 업무 과정을 세분화하여 생성형 AI가 효과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지점을 찾습니다. 예를 들어, 영업 직군의 경우 ERP 시스템 로그인, 파일 취합하여 통합파일 생성, 데이터 전처리/가공/편집 등 각 단계별로 AI 활용 가능성을 검토합니다.
3단계: 생성형 AI 활용 스킬 매핑
도출된 개선지점에 맞는 구체적인 AI 활용 방법을 매핑합니다. 코드 작성, 감정 분석, 창의융합 등의 스킬을 문제 상황에 맞게 조합하여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합니다.
4단계: 실습과제 개발
앞서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실제 업무 상황을 반영한 실습과제를 개발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단순한 예제가 아닌, 학습자가 즉시 자신의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의 과제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러한 접근법의 성과는 수치로도 확인됩니다. 영업 직군의 경우 약 94% 업무 시간 단축, MD 직군의 경우 약 92% 시간 감소라는 구체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도구 사용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문제 해결을 위한 체계적인 접근법의 효과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생성형 AI 교육이 진정한 성과를 창출하려면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런 기능이 있다"에서 시작하는 도구 중심 교육이 아니라,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에서 시작하는 문제 중심 교육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HRD 담당자는 이제 단순한 교육 기획자를 넘어 '업무 문제 분석가'의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각 부서의 업무 프로세스를 깊이 이해하고, 생성형 AI가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러한 접근법을 통해서만 교육 투자 대비 명확한 성과를 얻을 수 있고, 직원들의 지속적인 AI 활용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생성형 AI 교육의 성공 여부는 '얼마나 많은 기능을 가르쳤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문제를 해결했는가'로 평가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AI 시대의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