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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AI 유즈케이스 분석: 개인에서 조직으로

2025년 AI 유즈케이스 분석: 개인에서 조직으로

2025년 한 해 동안 기업의 AX 파트너로서 다양한 조직의 생성형 AI 교육 현장을 지켜봤습니다. 그 과정에서 600건 이상의 유즈케이스가 축적되었고, 이 중 체계적 분석이 가능한 208건을 대상으로 유형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전체 유즈케이스의 90.4%가 개인과제, 9.6%가 조직과제였습니다. 즉, 현재 기업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AI 활용 사례는 압도적으로 '개인 생산성 향상'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 숫자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HRD 담당자는 2026년 AI 교육을 기획할 때 이 현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본 글에서는 208건의 유즈케이스를 업종별, 부서별로 분석한 결과와 함께, 2026년 생성형 AI 교육의 방향성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2025년 유즈케이스의 지형: 개인과제 90%, 조직과제 10%

208건의 유즈케이스를 분석하면서, 하나의 기준을 적용해 보았습니다. 바로 '개인이 스스로 실행할 수 있는 과제인가, 아니면 조직 차원의 의사결정이 필요한 과제인가'입니다.

결과는 흥미로웠습니다. 개인과제가 188건(90.4%), 조직과제가 20건(9.6%).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AI 활용 사례 10건 중 9건은 개인 생산성 향상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이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저는 이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직 차원의 AI 활용이 이루어지려면, 먼저 구성원들이 AI로 문제를 해결해 본 경험이 쌓여야 합니다.

이전 글에서 '전사 15%'의 중요성을 강조한 적이 있습니다. 모든 팀에서 최소 1~2명이 AI를 활용해 실제 업무 문제를 해결해 본 경험을 갖추는 것, 이것이 조직 변화의 출발점입니다. 지금의 개인과제 중심 현황은 바로 그 기반을 다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유즈케이스가 만들어지고 있는가

그렇다면 개인과제는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까요? 업종별, 부서별로 나눠서 살펴보았습니다.

먼저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에서 가장 많은 유즈케이스가 나왔습니다. 공정 데이터 자동화, 실험 데이터 관리, 품질 보고서 작성 등 정형화된 데이터를 다루는 업무에서 AI 활용이 활발했습니다. 미디어/출판 업종에서는 콘텐츠 수집과 트렌드 모니터링, 유통에서는 재고 관리와 매장 운영 데이터 취합, 금융에서는 규제 대응과 리스크 데이터 분석 등의 유즈케이스가 눈에 띄었습니다.

부서별로 보면 경영지원 부서가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생산/품질, 영업, 재무회계, 연구개발 부서가 이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특정 부서에 편중되지 않고 다양한 부서에서 고르게 유즈케이스가 나왔다는 것입니다.

활용 도구는 어땠을까요? 엑셀 VBA와 ChatGPT 조합이 압도적이었습니다. Python 같은 고급 도구를 활용한 사례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현업 담당자가 개발자 도움 없이 스스로 만들 수 있는 로우코드 방식을 선호했습니다.

유즈케이스들의 공통점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반복적인 데이터 취합과 정리, 주간·월간 보고서 자동 생성, 휴먼 에러 최소화. 화려한 AI 에이전트가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번거로운 작업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조직과제의 싹: 10%에서 발견한 것

전체의 9.6%에 불과했지만, 20건의 조직과제에서 흥미로운 단서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기업별로 편차가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이 개인과제에 머물러 있는 반면, 일부 기업은 조직과제 비율이 20~25%에 달했습니다. 같은 교육을 받았는데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요? 이 기업들을 살펴보니, 교육 이전부터 AI 도입에 대한 조직 차원의 고민이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조직과제들의 특징도 뚜렷했습니다. 개인과제가 '내 업무를 편하게'에 집중했다면, 조직과제는 '우리 팀, 우리 부서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자'로 확장되어 있었습니다. 전사 차원의 데이터베이스 구축, 부서 간 협업을 위한 자동화 플랫폼, 표준화된 보고 체계 수립 같은 과제들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조직과제가 갑자기 등장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개인과제로 시작해서 "이거 우리 팀 전체가 쓰면 좋겠는데?"라는 질문으로 확장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개인의 성공 경험이 조직 차원의 시도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흐름이 있었습니다.

2026년, 개인에서 조직으로

2025년의 유즈케이스를 돌아보며 두 가지 생각을 정리해 봅니다.

첫째, 개인과제 중심의 흐름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아직 많은 조직에서 AI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해 본 구성원의 비율이 충분하지 않습니다. 모든 팀에서 1~2명이 AI 활용 경험을 갖추는 것, 전사 15%의 목표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다양한 부서, 다양한 업무 영역에서 개인과제가 꾸준히 만들어져야 합니다.

둘째, 2026년에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야 합니다. 개인의 성공 경험을 팀과 조직으로 확산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것입니다. "내 업무가 편해졌다"에서 "우리 팀의 일하는 방식이 바뀌었다"로 넘어가는 전환점을 만들어야 합니다.

HRD 담당자에게 이것은 새로운 질문을 던집니다. 개인과제를 어떻게 발굴하고 확산할 것인가? 그리고 그중 조직과제로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2026년 AI 교육 기획의 출발점은 바로 이 질문에서 시작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