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와 청년구직자의 변화, 기업이 마주한 현실

150만명의 청년 구직자가 이용하는 커리어 커뮤니티 코멘토를 통해 느낀 구직 및 채용 시장의 변화와 기업이 마주한 현실에 대해 공유합니다.

사회와 청년구직자의 변화, 기업이 마주한 현실

코멘토는 청년구직자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리어 커뮤니티입니다. 설립 7년차에 어느덧 150만명의 커리어를 고민하는 20~30대 유저들이 모이는 꽤 큰 공간이 되었는데요. 그들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고 계속해서 변화하다 보니 현장에서 배우고 느끼는 점들이 정말 많습니다. 코멘토는 전국의 대학교와도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일주일에 몇 번씩 지방에 내려가 여러 지역의 청년들의 고민과 행동을 눈으로 관찰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청년들 뿐만 아니라 채용에 대한 고민을 가진 기업들과도 많은 교류를 하고 있는데요. 저희가 만나는 많은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요즘은 신입 채용공고를 내도 지원자 수가 예전 같지 않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고민을 하는 바로 지금도 그 숫자는 조금씩 조금씩 떨어지고 있습니다. 모두가 위기감을 느끼고 있지만 고민이라고 말할 뿐 원인을 찾고 빠르게 대응하지는 못하는 것도 같은데요. 이러한 변화가 아주 오랜시간동안 조금씩 누적되어 찾아오다보니 큰 위기의식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일지도, 어쩌면 돌이킬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라고 생각되어 일단은 주로 관망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천천히 끓여지는 비커 속의 개구리 처럼 혹은 압도적으로 몰려오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할말을 잃어버린 선장의 마음과도 비슷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들어가기 전에 조금이라도 빨리 변화를 직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행인 점은 변화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다만 지금까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유형의 변화이기에 많이 낯설고, 가끔은 세태를 비판하면서 다시 예전처럼 돌려놓고자 저항하려고 할 뿐이지요. 이러한 마음으로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꿈꾸며 우수한 젊은 인재를 확보하고자 하는 기업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하여, 코멘토를 운영하며 얻은 경험과 깨달음을 부족하나마 몇자 적어봅니다.



1. 청년인구는 줄고 있다. 가파르게.


청년인구는 계속해서 줄고 있습니다. 그 추세는 매우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지요. 절망적으로 낮은 출산율을 보면, 앞으로는 말 그대로 절벽과 같은 수직 낙하 수준의 감소를 보게될 것입니다. 대학교육연구소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에 45만명을 조금 넘긴 숫자로 시작한 대학입학생의 수는 감소기(20~24년)와 유지기(25~30년)를 거쳐 2031년부터는 본격적인 인구 급감을 경험하게 되는데요. 2040년에는 지금의 절반에 가까운 27만명만이 대학교에 입학하게 된다고 합니다. 출산율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아마도 그 이후는 어디까지 청년인구가 줄어들지 짐작조차 어렵습니다.

지금 지원자가 줄어들어 고민이지만 그에 대한 별다른 대응전략을 마련하지는 않고 있다면, 오히려 지금이 가장 지원자가 풍족할 때라고 생각해야할지 모릅니다. 어떤 '물건'이라면, 오늘 가장 싸다고 생각되면 지금 많이 사두면 될지 모르지만, 기업의 인재채용은 그럴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2. 신중하게 탐색하고, 지원은 소신있게.


코멘토는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현직자로부터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는 자신이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현직자 멘토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첨삭 서비스인데요. 그러나 몇 해전부터 (아마도 코로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유저 1명당 멘토링을 요청하는 자기소개서의 갯수가 현격하게 줄어든 것을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유저 1명당 30개 이상, 많게는 50개의 자기소개서 첨삭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 들어서는 평균적으로 인당 5~10개의 자기소개서를 요청하는데 그치고 있습니다. 대신에, 코멘토 커뮤니티에서 취업 관련 콘텐츠를 열람하는 유저의 행동은 코로나 이전에 비해서 약 30% 이상이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데이터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이제 청년구직자들은 일단은 취업하고 보자는 식의 문어발식 지원이 아니라,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자신이 원하는 기업이나 직무를 탐색하는데 시간을 많이 쓴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취업을 희망하는 곳이나 자신의 합격가능성이 높은 몇 개의 채용공고에 소신지원하는 양상이 주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정보의 탐색이 중요해지면서 코멘토를 찾아와 현직자가 제공하는 기업 정보를 찾아보는 구직자도 많아졌습니다. 저희로서는 매우 반가운 일이지요. 감소하는 청년인구에 더해, 신중하게 알아보고, 소신있게 지원하는 구직자 성향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지원자의 감소로 이어지게 되었고, 이를 기업도 체감하고 있는 것입니다.


3. 버티컬 커뮤니티의 등장과 활성화


신중한 탐색과 소신지원의 강화로, 자신이 필요한 정보를 찾아보거나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와 서비스가 자연스럽게 활성화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모든 기업의 채용공고가 올라오는 대형 채용포털 서비스를 주로 이용했다면, 이제는 개발자는 원티드나 프로그래머스 또는 인프런을 이용하고, 경력직은 리멤버나 링크드인, 신입은 자소설닷컴, 코멘토, 에브리타임 등 각자의 니즈에 맞는 버티컬 서비스에 정착하는 추세입니다.

여기에서 기업의 고민은 한번 더 깊어집니다. 가뜩이나 적어진 청년인구의 파이가 또 한번 쪼개져서 다양한 채널에 분산되어 존재한다니... 새롭게 떠오른 신규 매체와 채널을 이해하고 따라가는 것만도 벅찬데, 한정적인 인원으로 이를 모두 대응해야 한다는 사실이 막막하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4. 내 안중에 회사는 없고 나의 커리어는 있다.


평생직장은 언감생심이고 부디 내 발목만 잡지 말아달라는 것이 요즘 세대가 회사를 대하는 아주 솔직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40살에 희망퇴직을 받는 것이 꽤 흔해진 요즘 시대에 회사에 자신의 인생을 거는 요즘 구직자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예전에는 직장에 취업을 하고 그 곳에서 일을 하는 것이 꽤 큰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월급을 모아 집을 살 수 있었고, 꽤 오랜 시간 한 직장에서 근무를 하며 안정적인 생활을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지금은 취업을 했다고 해서 그러한 삶이 절대 보장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초등학생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어렵게 뽑은 신입인재가 예전과는 다르게 쉽게 이직/퇴사하는 것은 이러한 배경에서 비롯된 결과입니다. 회사와 나는 독립적인 존재라는 생각, 그리고 나의 커리어나 고용경쟁력을 중심으로 지금 소속되어 있는 회사/직무를 평가하기 때문에 이직/퇴사의 결정은 매우 신속하고 결단력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